‘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레드’는 코로나19가 일 년 넘게 지속되며 우울·불안을 느끼는 증상과 공포·불안을 느끼는 증세를 일컫는 말이다. 질병으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사회 구성원이 느끼는 심리적 증상으로 최근에는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경희대학교병원(원장 오주형)과 서울대학교병원이 ‘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연구팀을 구성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이유이다.

코로나19 위기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적 문제 분석, 예방·치료적 개입 전략 수립

이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의 ‘감염병 의료기술 근거생성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국민의 심리, 정신보건 측면의 영향력 분석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필요한 정신보건적 지원 및 관리 시스템 방안 도출이 목표이다.

연구에는 경희대학교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해 국립중앙의료원, 국가트라우마센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국군수도병원, 대구대학교, 서울대학교 등 10여 개 기관, 약 30명의 연구자가 참여한다. 참여자의 전공도 정신의학, 예방의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인류학 등 감염병 등으로 다양해 다각도의 분석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에는 본격적 연구에 앞서 예비 작업을 수행해온 이 연구팀은 최근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예비 작업에서는 모집 경로, 조사 도구, 조사 플랫폼, 연구 데이터 베이스, 연구 참여용 웹사이트 개발 등을 진행했다. 올해 1월부터는 예비 조사를 시행하고 예비 결과 분석 및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연구는 총 2개의 세부 연구로 나뉜다. 첫 번째 세부 연구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일반 인구 및 특수 취약집단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로 백종우 교수가 진행한다. 두 번째 세부 연구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의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로 서울대 박혜윤 의과대학 교수가 담당한다. ‘일반인구집단’과 ‘코로나19 확진자 및 확진자 가족’ 집단 연구를 위해 맞춤형 설문 도구를 개발해 연구를 수행한다. 또한 취약집단과 확진자 대상으로는 심층 면접도 시행한다.

한국인 일반인구집단을 대상으로는 최소 2회에 걸쳐 최대 2천 명 이상을 조사할 예정이다. 사회인구학적 조사, 임상의학적 조사, 정신건강 영향평가, 사회심리적 영향 지표, 사회생태학적 평가 등 삶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확진자 가족을 대상으로는 사회인구학적 조사, 심리사회적 고통 및 지원 필요성, 정신건강 관련 영향 지표, 사회심리적 영향 지표 등 확진자 가족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포괄하게 했다. 4월부터 시작되는 취약집단과 확진자 대상의 면접 연구에는 신체 및 정신장애인,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취약집단, 외국인 및 유학생, 교민, 군 복무 중인 국민 등이 포함된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

코로나19 확진자와 그들의 가족, 자가격리를 경험한 사람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연구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특수 취약집단으로 코로나로 인한 고통을 겪은 일반인은 연구 참여 신청 후 선정 절차에 따라 참여 여부가 정해진다. 연구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고 개인정보는 기관연구심의위원회 절차에 따라 보호한다.

연구책임자인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의 문제는 범미보건기구(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 PAHO)에서도 세계적 재앙이라고 표현할 만큼 심각하다”며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 자가격리자 그리고 취약집단으로 재난 상황에 고통을 겪은 분들의 참여로 아픔이 기록되고 우리나라 재난정신건강과 지원시스템이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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