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국가 암 등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약 36%에서 인생 중 암이 발생한다. 이 중 여성 유방암이 가장 많고 전체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의 20.6%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2~3만 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모든 암은 초기암인 1기부터 전이성 암인 4기까지 나눌 수 있는데, 4기는 이미 전이가 있는 암이며 3기 암은 1기에 비해 전이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됨에 따라 암의 생존율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에도 2015~2019년도 기준 전체 생존율은 약 94%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방암은 병기에 및 아형에 따라 치료가 다양하고 생존율이 다르다. 따라서 유방암의 종류와 그에 따른 치료법을 사전에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대원 교수<사진>와 유방암의 종류와 치료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풀어봤다.

(Q1)유방암 분류?

유방암이란 유방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다.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Ki-67(세포 안 단백질) 발현 정도에 따라 ‘호르몬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그리고 호르몬과 HER2 모두 갖고 있지 않은 ‘삼중 음성 유방암’으로 나눌 수 있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중 하나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 단백질이 결합된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를 발현하는 암이다.

유방암 분류(서울대병원 제공).
유방암 분류(서울대병원 제공).

‘HER2(인간 표피 성장인자 2형) 양성 유방암’은 HER2를 발현하는 암으로 HER2 면역화학 검사 혹은 ISH 검사를 통해 양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HER2는 정상적인 세포에도 근소하게 존재해 세포의 증식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 단백질이지만, 과잉 활성화가 되면 유방암의 예후인자로 바뀌어 세포의 악성화에 관여한다.

‘삼중 음성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를 모두 발현하지 않는 유방암이다.

(Q2)유방암 진단과 검사 방법은?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매달 자가 검진, 정기적인 의료진의 진찰, 정기적인 유방 촬영 등이 필요하다. 의료진의 진찰 및 유방의 영상학적 검사에서 의심스러운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는 조직 검사를 통해 유방암을 진단한다.

유방촬영술은 유방 압박 후 상하 측 및 내외 측 방향으로 X선 사진을 찍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만약 유방촬영술만으로 검사가 불충분한 경우, 유방초음파 검사를 함께 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전산화 단층촬영술(CT), PET, 뼈 스캔 등도 유방암을 진단하고 전이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된다.

(Q3)유방암 치료법은?

유방암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병변의 외과적 절제이며, 다른 장기에 전이가 없는 모든 환자는 수술이 필요하다. 또한, 유방암의 보조 치료법으로는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요법’, ‘HER2 표적치료’ 등이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모든 암에서 효과가 있으며, 호르몬요법은 호르몬 양성에서만 유효하고, HER2 표적치료는 HER2 양성에서만 그 효과를 발휘한다.

(Q4)항암 화학요법이란?

수술로 암이 절제가 잘 되거나 병기가 국소 1기이더라도 채혈을 해보면 피 속에 암세포가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다. 이 암세포로 인해 추후 재발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러한 재발을 막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다.

모든 유방암에서 효과가 있는 항암화학요법은 수술 전 항암을 하는 ‘선행항암 화학요법’, 수술 이후 항암을 하는 ‘보조항암 화학요법’, 그리고 암이 이미 다른 장기로 퍼진 상황에서 생존기간 연장 및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구제항암 화학요법’으로 분류된다.

①선행항암 화학요법

선행항암 화학요법은 전통적으로 진단 시 유방암의 크기가 커서 수술이 바로 불가능할 때, 크기를 줄이고 수술을 진행하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완전 관해 여부에 따른 치료방법이 달라짐에 따라 HER2 양성 유방암과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는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선행항암치료는 모식도와 같이 수술이 진행되기 전 항암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 HER2 양성인 경우 HER2 표적치료가 함께 병행되며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하게 된다.

한편, 대부분의 항암치료는 세포가 분열할 때 그 세포를 죽이는 약제들이 많다. 그렇게 때문에 빠르게 자라는 암, 즉 HER2 양성 유방암 또는 삼중 음성 유방암이 선행항암 치료 이후 크기가 감소될 확률이 높다.

반면 순한 암들은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항암 치료를 하더라도 암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대신 수술로 절제가 잘 되면 예후가 좋을 수 있다.

앞서 언급된 호르몬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 음성 유방암 중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 가장 순한 암이며 예후가 좋고 천천히 자라난다. 따라서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경우, 림프절이나 암의 크기가 크면 보통 선행항암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부터 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HER2 양성 유방암과 삼중 음성 유방암은 상당히 독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암이 빠르게 자라난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하면 암이 잘 줄어든다. 이러한 독한 암들은 선행항암치료를 진행하고 수술 후 검체를 확인했을 때 암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있다. 수술 시 암이 하나도 없는 그 순간을 ‘완전 관해’라고 한다. 선행항암치료 후 완전 관해 여부에 따라 예후와 이후 치료가 달라진다.

하지만 완전 관해가 되더라도 재발을 할 수 있고 수술을 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에 너무 고령이거나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 수술은 필수이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경우, 수술 이후 호르몬 치료를 약 5~10년 더 하게 된다. 또한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에는 표적치료제를 약 1년가량 사용한다. 만약 완전 관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삼중 음성 유방암이라면, 항암치료를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 더 해주는 것이 재발률을 줄여줄 수 있다. 추가적으로 수술 후 경과에 따라 약 1달 정도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②보조항암 화학요법

전통적으로 유방암의 경우, 유방암 수술 이후 검체를 채취해 암의 병기(1기~4기)를 파악한다. 대부분 2기 이상인 경우에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를 ‘보조항암화학요법’이라고 한다. 항암 치료를 통해 재발률을 감소시키고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먼저 수술 이후 첫 번째로 항암치료를 진행한다.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6개월의 항암치료 이후 필요에 따라 방사선 치료가 진행된다. 방사선 치료는 항암치료와 같이 할 경우 독성이 크기 때문에 따로 진행한다.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기준은 암의 병기, 수술의 종류, 환자 상태 등에 따라 결정이 된다.

만약 호르몬 양성 유방암일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함께 하게 된다. 호르몬 치료는 폐경 여부에 따라 약제 선택의 차이가 있으며, 병기에 따라 치료 기간(5~10년)이 결정된다.

또한 HER2 양성 유방암이라면 보조 치료로 표적 치료를 병행한다. 표적치료제도 항암제와 비슷하게 주사로 투약을 하게 되는데 보통 3주에 1번씩, 최대 1년까지 투약을 하게 된다.

③구제항암 화학요법

구제항암화학요법은 이미 진단 당시 수술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거나 뼈, 간, 폐 등의 다른 기관에 전이된 경우 시행한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경우, 전신으로 퍼졌다고 하더라도 최근 CDK4/6와 같은 좋은 표적치료제가 나왔기 때문에 먹는 호르몬 약제와 표적치료제를 함께 쓰는 것이 좋다.

단, 호르몬 양성이라고 해도 치료는 A타입과 B타입으로 구분해서 진행한다. A타입은 전신치료로, 호르몬이 먼저 선호된다. 반면 B타입은 전신 전이가 너무 심하거나 빠른 조절이 필요해 호르몬 치료가 어려운 경우 항암치료를 하게 된다.

한편,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는 반드시 HER2 표적치료제와 항암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삼중 음성 유방암이라면 항암치료를 하거나 면역관문억제제를 같이 쓰는 방법이 좋다.

서울대병원 이대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서울대병원 이대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Q5)유방암 예방 방법은?

아직까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한 확실한 예방 수칙은 없지만, 비만, 음주 등 유방암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피하고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한 경우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생활 및 식이습관의 변화와 유방 건강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정기 검진이 유방암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Q6)환자들에게 한마디?

“유방암은 한 가지의 암이 아니다. 여러 아형에 따라 치료가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치료를 너무 무서워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의료진과 함께 완치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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