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하수체는 뇌의 정중앙부 하단에 위치하는 장기로서 신체 내 다양한 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 머리 안쪽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종양 등 각종 병변에 의해 제 기능 하지 못할 경우, 호르몬 분비에 장애가 생겨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진상욱 교수는 “뇌하수체 질환의 국내 발병률은 매우 낮지만, 방치할 경우 신체 외적인 변화는 물론 이차적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널리 알려진 만성질환과 달리, 전문적이고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경험 많은 의료진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하수체 질환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종양’이다. 뇌하수체로부터의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방해해 여러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거나 정상보다 부족하게 분비되도록 한다. 이외에도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주변에 위치해 있는 시신경, 뇌막 등을 압박해 두통과 시야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진상욱 교수<사진>는 “호르몬 과다 분비로 발생하는 질환에는 대표적으로 말단비대증이 있는데 성장호르몬이 과잉 분비되어 나타나며 발병 시점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며 “성장판이 닫히기 전이라면 체격이 커지는 반면, 성장판이 닫힌 성인 시기에 발생했다면 아래턱 크기가 커지고, 손과 발 역시 커지면서 두꺼워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진상욱 교수.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진상욱 교수.

반대로 호르몬 분비 저하에 의한 질환에는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등이 있다. 호르몬별 역할과 이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를 수 있어 이를 우선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이 대표적인데, 성장은 물론 혈당·혈압관리, 허리둘레, 근육량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진 교수는 “부족한 호르몬의 종류, 정도 및 진행 속도에 따라 부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저하증, 여성·남성호르몬에 의한 불임, 성기능 장애 등도 유발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진단에는 MRI 등을 활용한 영상의학적 검사와 호르몬 검사가 활용되며, 뇌하수체 종양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라고 말했다.

종양 자체의 문제라면 기능성, 주위 혈관이나 신경, 기타 조직을 압박해 문제를 유발하면 비기능성 종양으로 구분한다. 다만, 종양이 있더라도 호르몬 분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거나 두통, 시야장애 등의 증상이 없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변화유무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좋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저작권자 © 메디컬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